슈퍼맨 로망스 :: 엉뚱한 상상과 순수한 감성
토요일 저녁, 오랜만에 음악 들으며 책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엉뚱한 상상, 인간의 따뜻한 감성, 팍팍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야기를 다룬 도서 <슈퍼맨 로망스>를 간단히 소개해볼께요. ^^■ 만약 당신이 슈퍼맨을 동경한다면
컴퓨터 바탕화면과 아이패드, 갤탭 바탕 화면 모두 슈퍼맨 이미지를 사용하는걸 알고 계신 분들 있으실까요? (평소 제 리뷰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실 듯!) 평소 영웅물을 좋아하는데, 영웅들 중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 유일한 캐릭터가 바로 '슈퍼맨'입니다. 이것저것 지인들에게 잘 퍼준다고 회사에서 제 별명도 '퍼맨'인데, 그런 저런 이유로 이 책을 보는 순간 확 끌렸습니다.
궁상맞은 인생.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분명 어릴 적 나는 슈퍼맨이었는데.. 부러울 거 하나 없는 우리들의 영웅이었는데..
지금 무엇이 변했기에 인생이 이토록 힘겨워 졌을까..
도서 <슈퍼맨 로망스>는 각박한 삶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어렸을 적 본래의 순수함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쓴 작가의 '순수함회복 에세이' 입니다. 각각 다른 2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으로 독자의 경험, 추억 등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책입니다. 20개 이야기 중 저에게 여러 기억들을 떠올리게 했던 이야기 몇 개만 소개해볼께요.
심심할 때 할 수 있는 100가지 일들
스물 일곱 청년 백수인 주인공은 심심한 일상에 지쳐 있다가 오히려 심심할 때 할 수 있는 일을 궁리하게 됩니다. 공책 하나에 '심심할 때 할 수 있는 100가지 일들' 이라는 제목을 적고 하나씩 써내려갑니다.
은행 대출전화 응대해주기, 불 껐다 켜기, 드라마 보기, 안 입는 옷 정리하기, 지나가는 차 바라보기, 서랍 정리하기, 방 안 굴러다니기, 짝사랑 떠올리기, 죽을 뻔 했던 기억 떠올리기, 집 구석구석 탈취제 뿌리기, 미친 듯 웃어보기, 이름 거꾸로 말해보기, 손 지압하기, 시원한 바람 느껴보기, 기지개 펴기 등 답답하고 심심한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수 많은 것들을 하나씩 써내려가고 실제 실천해보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정말 별 일 아닐 수 있으나 아침부터 늦은 새벽까지 정신 없이 살다보니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내 몸의 변화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아 작가가 써내려간 목록 중 몇 개는 따라하면서 보게 됐네요^^;
바보 마술사
항상 창의적인 마술을 만들어내서 인기를 얻은 마술사가 매번 새로운 마술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다 정신 지체 장애 아이 팬을 만나 그 가족들이 보여주는 바보 마술을 보며, 기술적인 마술을 발휘하여 받는 박수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받는 박수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이뤄가기 위해 열정을 불사르다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느끼게 되어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술사의 모습을 보며 요즘 내 삶도 그렇지 않았나.. 살짝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형 자판기
자신의 주먹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이 성형 수술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는데 가격대별로 다르게 생긴 코를 판매하는 성형 자판기가 어느 날 그녀의 주변에 나타나게 되고, 3만원짜리 코를 구입하여 자신의 코에 붙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워진 자신의 코를 만족하다 손으로 잘못건드려 녹아버린 코를 떼어내려고 애써보지만, 코를 자르는 방법만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을 합니다.
이런 자판기에 대해 저도 상상해본 적이 있었는데, 책으로 보니 왠지 모르게 깜짝 놀랐습니다 ^^; 성형 열풍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꼬자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그대로 전달된 이야기였습니다.
슈퍼맨 로망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내용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크게 두드러지는 장점이 없는 정말 평범한 남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인데, 특이한 아이가 손님으로 오면서 슈퍼맨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비법을 듣고 실천을 하게 되고, 그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크게 대단해보이거나 잘 하는 것이 없더라도 하나씩 시간을 두고 노력하면 누구나 여러 장점을 가지게 된다는 것과 궁상 맞은 자신의 과거를 털어버리고 힘차게 도약하겠다는 굳센 의지가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투명인간의 꿈
'좋아하는 여성 앞에만 서면 항상 투명인간이 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는 숫기 없는 남성분들은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감출 수도 숨길 수도 없는 또 다른 의미의 '투명인간'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꾸밈 없이 솔직한 사람이 된다는 긍정적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내용이라 신선했습니다.
서울쥐와 시골쥐의 편의점 침투작전
생쥐가 편의점을 턴다는 범죄형식의 구성인 이야기입니다. 읽는 동안 여러 범죄자가 기 막힌 수법으로 금괴를 탈취하는 '이탈리안 잡'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 마지막의 작가의 말을 보니 실제 그 영화를 봤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다고 적혀 있어서 살짝 놀랐습니다. 극적이며 반전이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작가가 원하는 것처럼 손바닥에 땀이 나진 않았습니다 ^^;
■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상과 삶의 이야기
도서 <슈퍼맨 로망스>를 보면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몇 번씩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어린 왕자>와 어른이 되어 읽은 <어린 왕자>가 정말 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것처럼 <슈퍼맨 로망스> 역시 아이가 읽는 것과 어른이 읽는 것은 다르게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읽으면 자신의 경험에 비춰서 과거엔 내가 그랬지, 나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 라며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는 내용이 있고, 아이가 읽으면 자신만의 공상을 마음껏 펼쳐나가며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긴 스토리가 나올만한 이야기가 갑자기 끝나면서 다소 짧다고 느껴지는 이야기가 몇 개 된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쉽더군요. 2편을 만든다면 이야기 수를 줄이더라도 좀 더 긴~ 내용의 이야기들이 많았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공상을 맘껏하면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감성 이야기 <슈퍼맨 로망스> 추천해드립니다!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