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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래 바라보기/추억을 기억하다

설연휴 동안 받으신 좋은 기운 조금만 빌릴께요. ㅠ_ㅠ



블로그 이웃분들, 그리고 매번 찾아와서 좋은 말씀 해주시는 많은 분들,
새해 복 많이 받고 계신가요?
떡국은 많이 드셨구요?
오랜만에 친지분들 모여서 세배도 하고 즐겁게 보내셨는지..^^

전 세배하고 세뱃돈 받기도 좀 그렇고 아직 주기도 좀 그런 나이라,
작년 부턴 그저 세배만 하고 인사만 나누고 그랬는데..
올해는 친지분들 찾아 뵙고 세배 조차 하질 못했어요.
일이 생겨서.. ^^;

금요일 밤기차를 타고 토요일 새벽에 도착해서 한숨 자고 일어나
토요일은 9명 친구들 모여서 계모임이 있는데 그 계모임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일요일은 친구들과의 약속이 취소되어
가족들이랑 도란도란 시간 보내고 여자친구랑 온라인에서 이야기도 하고 겜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이 날까진 참 즐거운 연휴 였는데..


설날 당일 월요일..

할아버지 할머니 모셔둔 산소에 성묘 하러 가려구 준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막내 이모부 였는데 전화 받으시던 울 엄마 완전 사색.....
옆에서 보고 있던 저희가 더 걱정이 됐어요.
저희 엄마가 몇년 전에 머리에 충격 받으셔서 잠시 반신 마비 되신 적 있었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또 쓰러지실까봐 가족들은 항상 걱정 하는데..
전화 받으시면서 사색 되시길래 얼마나 놀랬던지..

암턴 막내 이모부가 전화와서 하시는 말씀이,
막내이모가 뇌출혈로 쓰러져서 지금 수술 하러 들어가셨다는 소식..

참, 믿기 힘들고 황당하기도 한 소식이었죠.

가족들 모두 정신 없이 준비해서 병원으로 가보니,
이미 수술하러 들어가셨고 다섯시간에서 여섯시간 정도 걸리는 대수술을 한다더군요.
경과는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막내이모 저랑 11살 차이라 아직 엄청 젊거든요.
30대 후반인데 벌써 뇌출혈이라니..

서울에서 차례지내고 계시던 삼촌도 비행기 타고 바로 날라 오시고,
다른 지역에서 있던 다른 이모네 가족들, 막내 이모부네 친지분들 모두 중환자실 앞에 앉아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수술 끝나고 CT 촬영을 마치고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 모두 엘레베이터 앞에 몰려 들었는데..
인공 호흡기를 입에 물고 수술 하느라 머리를 죄다 깎은채로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이모의 모습에
가족들 모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쳤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실려 온거라,
수술을 잘 마쳐도 깨어 날 때까지, 그리고 회복할 때까지 2주고 3주고, 몇달이고 지켜 봐야 한다더군요.
분명 어디 한군데는 문제가 생기긴 생길 꺼라면서..

아..
글 쓰다가 눈물나서 못쓰겠습니다..


암튼..
항상 설날 다음날 저희 집에 와서 인사 하던 이모가,
이번엔 왠일로 친척들에게 다~ 연락해서 
올해는 설날 당일날 갈꺼니깐 다들 그 때 와서 보자고..
승규도 오랜만에 서울에서 내려 오는데 꼭 봐야 한다고..
다들 설날에 모이자고 안하던 연락하고 약속까지 잡은 이모였는데..

설날 오전에 쓰러져 버리니 참...

휴.....

면회 시간이 허락 되서 잠시 들어가..
혼수 상태인 이모 귀에다 대고..

나 왔다고.. 보고 싶다고 모이라고 해놓고 뭐하냐고..
나 내일이면 또 가야 하니깐 언능 일어나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나왔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얘기해도 못 알아 들을텐데 왜 그러냐.. 하셨지만,
나중에 집에 가기 전에 한번 더 말하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엄마도 이모가 그 소리 듣고라도 깨어 났음 좋겠다고 생각하셨을테죠.

중환자실은 면회시간이 하루에 30분씩 딱 두번이라,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집에 와서 한숨 자고
다음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발걸음도 마음도 너무 무거웠습니다.

..

다행스럽게도 제가 올라가는 동안 엄마한테 연락이 왔는데,
이모가 잠시지만 엄마가 부르시는 소리에 눈 한번 살짝 뜨고 손 한번 까딱하고 다시 잠들었다고 하네요.

그렇게라도 작은 반응이 시작 됐으니..

곧 깨어나시겠죠???

엄마한텐 걱정 마시라고
내가 마술처럼 깨어나라고 이모한테 얘기해뒀으니
금세 깨어날꺼라고
헛소리 하듯 안심시켜 드렸지만,

....

걱정되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저희 이모 빨리 깨어날 수 있게
기도 좀 해주세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