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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숨이 턱 막히는 기분

어벤져스 엔드게임, 숨이 턱 막히는 기분

 

어제 심야 영화로 드디어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벅찬 감동에 쿠키영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정말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시작은 우울하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시작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비행정 베네타를 타고 표류하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물과 식량이 모두 떨어지고, 산소도 하루 분량만 남은 상황에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는 그의 모습에 히어로의 강함보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조용히 받아들이며 마지막을 준비하는 평범한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시작은 토니스타크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 해외 팬들은 아이언맨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나사(NASA)에 할 정도로 안타까우면서 충격적인 장면이기도 했는데, 그동안 마블 영화에서 대부분 보여준 경쾌하면서 희망찬 시작이 아니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캡틴마블이 극적으로 나타나 구해주게 되지만, 인구의 절반이 사라진 지구의 모습에 자신들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현실에 적응해가는 5년간의 모습은 관객들에게도 똑같은 허무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다행히 앤트맨과 와스프의 마지막 떡밥 조각이 맞춰지면서 극적으로 나타난 앤트맨의 아이디어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시간여행 아이템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되고, 인피니티 스톤을 찾기 위한 각 캐릭터의 여정이 영화를 흥미롭게 이끌고 갑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가장 중요한 시간 여행 포인트

돋보였던 인피니티 스톤을 찾기 위한 여정

우선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시간 여행하면 흔히 떠오르는 백투더퓨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동안 나왔던 시간 여행 영화, 드라마들의 컨셉을 어느 정도 깨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과거의 나와 마주치는 일은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과거의 가족, 연인 등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은 위기와 함께 감동을 주는 포인트였습니다.

 

무엇보다 토니 스타크가 아버지와 마주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가장 뭉클한 장면이었고, 자신의 아들이 미래에서 왔음을 짐작하고 다독여주는 토르 어머니의 현명함까지 더해져 부모님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누구나 시간여행을 한다면 과거의 과오를 덮고 좋은 방향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들을 각 캐릭터에 맞도록 잘 구현한 점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 우리의 영웅 아이언맨 안녕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들의 마지막

왜 이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 그렇게 말 한마디 한 마디 꺼내는 것을 조심하고, 스포일러를 당하면 최악이라고 이야기했는지, 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될 때마다 가감 없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전작을 모두 다시 보고 갔음에도 인피니티 스톤을 얻기 위해 딸이었던 가모라를 희생했던 점을 깜빡해서 블랙위도우의 죽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이었습니다. 어벤져스 창립 멤버 중, 유일한 홍일점 캐릭터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고 블랙 위도우 시리즈가 곧 나온다는 소식을 이미 접했던 터라 더더욱 그녀의 죽음은 예상할 수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와 정신 차릴 겨를 없이 그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버렸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관객들을 경악에 빠트린 장면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죽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전까지 어벤져스에 출연한 모든 영웅들이 되살아나 극적인 반격을 하는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었고, 캡틴마블의 등장으로 희망을 확신으로 만들어주고 있던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다가온 아이언맨의 죽음은 무엇보다 큰 충격을 안겨줬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그 순간이 떠오르니 갑자기 또 울컥하네요.)

 

"I'm Iron Man"

아이언맨 1편의 마지막 대사였던 이 대사와 함께 그는 마지막까지도 우리에게 영웅다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마지막의 충격은 저만 받은 것이 아니었는지, 모든 관객이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해 적막감까지 느껴졌던 그 고요하고 슬픈 공기가 아직까지 생생할 정도입니다. 

사실 저는 마블 팬이긴 하지만 슈퍼맨 덕후라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그의 죽음은 영화였음에도 현실속에 있던 영웅이 사라진 듯한 상실감을 느끼게 해서 스스로도 정말 놀랐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어벤져스 고맙다, 하지만 마지막이 아니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정말정말정말 잘 만든 영화입니다. 평점 10점줘도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모든 시리즈에서  뿌려뒀던 떡밥들을 정확히 잘 회수했고, 사라진 영웅들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들까지 선정하고 마무리 했다는 점은 마지막이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는 새로운 떡밥들이 있어 마블 팬들에게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후에 나올 블랙위도우, 스파이더맨 등 새로운 시리즈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를 그리게 될지, 과거를 그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또다시 극장을 찾게 될 것 같네요.

 

이쯤에서 궁금증. 아이언맨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그 소년은 정말 후계자로 나타나게 될까요?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