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1편보다 재밌다!
마블 영화는 무조건 찾아보게 된다. 재밌든 없든 의리로 무한도전을 매주 챙겨 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데 마블 영화중 유일하게 찾아보지 않은 작품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였다. 그 당시 '명량'에 밀려 지구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흥행 실패했다는 기사를 언뜻 본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히어로물이 좋아서 마블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지, '병맛', '가벼움' 등을 키워드로 가진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았다.
근데 기억 저~멀리 보내줬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가 VOL.2 라는 타이틀을 추가해 두 번째 작품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언뜻 다시 찾아보고 2편을 볼 지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서 VOD를 찾아봤다.
결과는 역시였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굉장히 속상했었을 것 같다는 예상. 물론 최악이라던지, 절대 보면 안된다!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다. 꽤 괜찮은 전개였고, 캐릭터들도 가볍지만 나름 개성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한 이유는 몇 가지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나처럼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흔한 사람들에게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들은 아무런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둘째, 이상하게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세계관이 너무 방대해서 그런지 국내에서는 크게 흥행하지 못하는 듯 하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이 두 가지 큰 이유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의 흥행을 가로막는 요소가 아니었나 .. 라는 결론을 내리고, 2편은 보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한 순간. 마지막 그루트의 귀여움이 예의상 2편도 한 번 봐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볼까? 말까?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간단히 얘기한다면 '마블 영화라면 무조건 봐야해!' 라는 의리파,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무조건 좋아해!' 라는 스페이스덕, '무거운 얘기는 싫어!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 좋아!' 라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대들.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큰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반대로 '캐릭터가 진중하고 개개인이 강력하거나 화려한, 혹은 너무 멋진, 감동적인, 판타스틱한 기술 혹은 재능을 가졌으면 좋겠어!' 라는 엑스맨이 좋은 그대들은 여러모로 아쉬울 수 있다. 히어로물이므로 영화 선택의 비중이 캐릭터에 가장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
물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를 선택했다고 후회하진 않을 것 같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살펴보면, '타노스'에 맞서 은하계를 구하고 최고의 해결사로 등극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은 여사제 '아이샤'가 맡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누군가(?)의 실수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 때 스타로드의 아버지가 등장하면서 스타로드 탄생의 비밀과 함께 1편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던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2편에서 그루트가 다시 성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1편 마지막 그대로 베이비 그루트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시작부터 신선했다. 동료들이 거대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배경이 되고 베이비 그루트는 'Mr.Blue Sky'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춘다. 유머와 즐거움을 담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마블의 노력이 보였다.
말 그대로 파워풀하거나, 눈을 즐겁게 하는 강력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는 없지만, 이런 귀여움과 흥겨움, 엉뚱함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다는 것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즐거움, 유쾌함이라는 단어를 영화 보는 내내 떠올리게 했으니..
1편과 더불어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배경 음악에 있다. 7,80년대의 올드팝이 끊임없이 흘러 나와 신나고 정겨운 로큰롤, 디스코에 맞춰 춤을 추고, 전투를 하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진중한 분위기가 필요할 때는 조용한 팝 음악이 나온다. 분명 SF 장르인데, 음악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 음악이라는 요소는 스타로드의 엄마와도 연관이 되어있어서 스토리를 이어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많은 부분을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무엇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를 보면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문화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전반적인 우주에 대한 묘사는 '스타워드'와 '스타트랙'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장면들이 많고, 데이빗 핫셀호프의 '전격 Z작전'에 대한 언급, '메리 포핀스'를 재밌게 패러디한 장면들이 나온다. 게다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배우들이 계속해서 등장해서 끊임없이 '그 사람이야!'를 옆사람에게 외치게 만든다.
IMAX 3D로 관람하고 왔으니, 시각적인 요소도 칭창하고 싶다. 이제 많은 관객들이 IMAX와 3D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쌓인 상태니, 굳이 휘황찬란한 표현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시각적인 재미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그래픽이다. 잘 만들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역시나 캐릭터다. 주인공이 스타로드인 것 같은데, 과연 주인공인지 잘 모르겠다. 각 캐릭터가 가진 힘이 너무 부족하고, 부실하다. 오히려 이번 작품에 처음으로 등장한 '맨티스'의 능력이 마블 팬 중, 캐릭터를 중시하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고 있는 듯 하다.
아, 스타로드의 아버지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존재였다. 어찌보면 가장 마블스럽긴하다.
영화 보는 내내 웃고 즐기며 유쾌했다. 근데 주인공은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또다른 문제인 것 같다. 2편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힘에 대해 깨우쳤다면 3편에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설정만 보자면 그 힘을 발휘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결론.
재밌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평점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