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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1, 허무함과 기대감 하락

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1, 허무함과 기대감 하락


작년(2014년) 11월 20일에 개봉한 <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1>은 연말 일정을 맞출 수가 없어서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명절에 시간을 따로 내서 VOD로 시청했는데, 내가 이 영화를 왜 봤나.. 하는 후회만 남았다. 작품 자체, 출연한 배우에 대한 팬심이 없었다면, 후속편은 절대 보지 않을거라 다짐했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해리포터>와 <트와일라잇>, <반지의 제왕>, <호빗> 등 탄탄한 스토리의 소설을 여러 편에 걸쳐 제작하는 것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또다른 법칙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나 만화 등을 영화화했을 때, 중간중간 빠지는 부분이 많아 관객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보니, 시리즈로 나눠 작품을 만들면 원작에 버금가는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가 탄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리즈로 나눠 구성했을 때, 1편에서는 전체 스토리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2편을 위한 배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다보니, 다소 전개가 심심해지거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갔을 때, 관객들이 당황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1편을 관람했을 때, 2편이 기다려지는 굉장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1>은 시리즈로 구성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단점이 그대로 재현된 작품이라 2편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하락한 굉장히 안타까운 영화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으로 시작한 헝거게임 시리즈는 전세계적인 메가히트를 기록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전편이었던 <헝거게임:캣칭 파이어>는 국내 관객들에게 꽤 좋은 평을 받았다. 따라서 후속작인 이번 <헝거게임:모킹제이>에 대한 기대감이 꽤 많이 상승한 상태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파트1, 2로 나눠 제작되었고, 그 기대감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포스터에서는 파트1이라는 글자를 쉽게 찾아보기도 힘들어 관객들은 예상치 못하게 영화가 끝나는 당황스러움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해외 영화 평론가들의 글들 중, 호평보다는 혹평이 개인적으로도 와닿았다. "예고편을 통해 관객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사기극을 벌인 추악한 작품', '다음 편을 보기 위해 1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최악의 연속극' 등의 평은 이 영화의 평점이 왜 낮은지, 시리즈를 만들 때, 어떤 점을 고민해봐야 하는지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였다면, 미드나 영드로 제작되어 일주일에 한 번씩 방영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면, 이런 식의 전개가 불편하다거나 아쉽다거나 황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드디어 전쟁이 터지려고 하는데,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라며 시청자의 기대감을 한층 상승 시키는 한 편의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헝거게임:모킹제이>는 엄연히 영화로 제작되었고, 기승전결이 분명히 있어야 마땅하다. 근데 '결'이 없다.


게다가 전편에서 캣니스가 보여준 강인한 전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관람객들은 허약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에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헝거게임 시리즈를 싫어하는 분들 또한 이번 영화에서 다시금 크게 실망했을 것 같다.



어쩌다보니 계속 악평만 이어가게 되는데,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괜찮았던 점 정도는 남겨볼까 한다. <헝거게임:캣칭파이어>에서 포스필드가 파괴되고, 이 때 등장한 반군의 호버크래프트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피타(조쉬 허처슨)을 비롯한 친구들을 캐피톨에 내버려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캣니스는 반란군에 의해, 피타는 정부군에 의해 구출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고, 혁명군의 지도자인 13구역의 리더 코인 대통령(줄리언 무어)은 피터와 헝거게임의 다른 생존자들을 캐피톨로부터 구출해올 계획을 세운다. 


<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1>의 재미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캣니스가 각 구역 사람들로부터 전해 받은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통해 서서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8구역 임시 병원을 잔인하게 폭격한 스노우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진정한 모킹제이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살펴보며 느낄 수 있다. 


영화 초반, 결단력과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는 캣니스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고 짜증을 느낄 수 있겠지만, 한 명의 나약한 소녀가 자신이 원치 않은 상황에서 영웅이 되었고, 타인을 이끌 수 있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공감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이겨냈을 때,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를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해본다면 이 영화는 나름 잘 만든 영화라곤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런 설정임을 전~혀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으며 <헝거게임>이라는 작품에 대한 팬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렇게 작품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큰 실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헝거게임:모킹제이 파트2>가 나온다면, 물론 팬심에 한 번 더 보러가겠지만, 다음 작품에서도 이런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다시는 헝거게임 시리즈를 관람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헝거게임>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만 관람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낀 감정이 아닐까.


評. 하늘다래



헝거게임 : 모킹제이 (2014)

The Hunger Games: Mockingjay - Part 1 
5.9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줄리안 무어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3 분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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