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
개인적으로 이전 작품이었던 <호빗 :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호빗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아쉬움이 컸던 영화로 기억되어 있다. 그래서 호빗 시리즈 최신작인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관람 후, 이야기가 끝맺어지지 않고 다음 작품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아쉬움이 남고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시리즈는 잘 만든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는 '아조그'의 추격을 받고 있는 드워프족 '소린' 일행이 엘프 왕국과 인간계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내용을 주로 서술하면서 영화 막바지에 강령술사와 드래곤 '스마우그'의 모습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에서는 사나운 드래곤인 '스마우그'가 빼앗아간 동쪽의 외로운 산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호빗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마법사 '간달프'(이안 맥켈런), 드워프족 왕족의 후예 '소린'(리차드 아미티지)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족들의 이야기로 만들어간다. 그리고 '레골라스'(올랜도 블룸)와 그의 파트너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이 속해있는 엘프족의 합세하여 베오른과 거대 개미떼, 오크족의 공격으로부터 도망치고 호수마을을 지나 에레보르 왕국이 있는 외로운 산으로 향하게 된다.
외로운 산에는 오래 전, 난쟁이족들의 에레보르 왕국을 빼앗은 드래곤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있고, 그의 공격을 받은 호수 사람들은 용이 잠들어있는 평화가 깨지지 않길 바라며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왕국을 되찾으려는 난쟁이족의 발걸음이 오랜 기간 잠들어있던 드래곤 '스마우그'를 깨어나게 만든다.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는 무엇보다 스펙터클한 배경 속에서 더욱 규모가 커진 오크 군단과 '소린' 일행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둠의 숲, 스마우그가 지배하고 있는 에레보르 왕국으로 이어지는 영상미가 최대 볼거리이다.
전투씬은 더욱 박진감 넘치고 속도감이 더해져 전반적으로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이어지도록 도와주고 있다. 전작은 드워프의 박력 넘치는 힘있는 액션 위주였다면 이번 작품은 수 많은 팬을 보유한 레골라스가 속한 엘프족의 액션이 눈에 띈다. 원거리 뿐만 아니라 단거리에서도 빠르게 활 시위를 당겨 적을 처치하는 화려한 활 기술과 숲 속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도 빠른 몸놀림과 속도로 적을 쓰러뜨리는 액션 동작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특히 강에서 벌어지는 오크 군단과 드워프족의 추격씬, 레골라스와 타우리엘의 화려한 액션, 오크 군단의 대장과 레골라스의 개인 전투까지 전반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많다.
또한, 어둠의 숲을 거쳐 외로운 산까지 가는 여정은 어드벤쳐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다. 거대 개미의 습격, 오래된 왕궁을 거쳐 드래곤 '스마우그'를 만나 공격을 받는 그 순간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드벤쳐 영화를 연상하게 한다. 혹자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렸다나 어쨌다나.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출시 전, 예고편 마지막에 등장하는 드래곤과 호빗의 조우는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가장 명장면이 아닌가 생각된다. 드래곤이라는 종족은 금은보화를 좋아하는 탐욕의 아이콘으로 대부분의 영화와 판타지 소설에서 그려내듯, 에레보르 왕국에서 스마우그가 잠들어있는 방 안은 금은보화로 가득하다. 심지어 그 몸짓 큰 드래곤을 숨기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다. (금은보화 사이에서 드래곤이 깨어나는 장면은.. 와.. 진짜 탄성만 나왔다.)
수 많은 금은보화 속에서 '소린'에게 필요한 보물을 찾는 '빌보' 그리고 그의 접근을 눈치채고 깨어나는 '스마우그' 와 나누는 대화, 갈등.. 마지막으로 드워프족과의 쫓고 쫓기는 전투씬과 금으로 만들어진 거대 전사가 '스마우그'를 덮치는 장면, 그럼에도 살아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호수마을로 날라가는 분노한 '스마우그'의 뒷모습까지. 마지막 장면을 만들어내기 까지 벌어지는 엘프족과 드워프족의 협상, 오크족과의 갈등, 호수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드워프와 호빗족 '빌보'와의 관계, 그리고 드워프족과 드래곤 '스마우그'와의 관계 속에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일반적인 모습도 그려지지만 권력과 힘, 재물을 쫓는 자들의 탐욕을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톨킨은 거대한 판타지 세계 속에서 인간의 권력과 힘, 재물에 대한 탐욕을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탐욕, 탐욕, 탐욕으로 이어지는 영화였다. 드워프족인 '소린' 또한 자신의 왕국을 찾고자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탐욕이 있고, 드워프족을 도와주려는 엘프족 또한 금은보화를 탐내는 탐욕을 보여줬으며, 절대반지의 점점 굴복해가는 빌보는 힘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긴장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호빗 시리즈의 마지막은 다음 작품이 될까. 분노한 드래곤이 호수 마을로 향하는 뒷모습을 끝으로 이번 작품은 마무리 되었는데, 호수 마을 사람들이 드래곤에 얼마나 대항하고 그들을 지켜내기 위해 어떤 존재들이 나타날지, 다음 작품은 어찌보면 뻔한 결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마법사 간달프 역할을 하는 이안 맥켈런이 오래도록 건강을 지켜 우리 곁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이든 할아버지라곤 생각했지만, 프로필을 보니 1939년생이시던데.. 아직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시는 것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간달프의 모습 뿐만 아니라 엑스맨에서의 역할도 오랜 기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