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불멸의 영웅, 원작을 기대한다면 아쉬움으로 남을 영화
어린 시절 봤던 흑백 영화 속에서 양쪽 머리에 커다란 볼트(?)를 달고 험상 굳은 인상으로 등장했던 주인공이 있다. 바로 '프랑켄슈타인'에 나온 괴물인데, 원작을 생각해보면 연민을 느낄 수 없는 캐릭터지만, 아무래도 개그맨들의 분장들을 많이 보다보니 머릿속에서 많이 미화된 캐릭터 중 하나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면, 1818년 간행된 영국의 여류작가 M.W.셸리의 괴기소설로 부제는 '근대의 프로메테우스(The Modern Prometheus)'이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제네바의 물리학자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의 뼈로 신장 8피트(244㎝)의 인형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어 탄생한 괴물은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추악한 자신을 만든 창조주에 대한 증오심에서 프랑켄슈타인의 동생을 죽이게 된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자신과 함께 살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까지 죽인다. 증오와 복수심만 남은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갔다가 탐험대의 배 안에서 비참하게 죽는다. 괴물은 탐험대원에게 프랑켄슈타인의 죽음을 확인한 뒤에 스스로 몸을 불태우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 작품은 1931년 미국 유니버설영화사에서 영화화하여 크게 히트했고, 연작물을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는데, 실제론 괴물을 만든 물리학자 이름이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영화 <프랑켄슈타인 : 불멸의 영웅 (I, Frankenstein, 2014)> 은 죽지 않는 저주에 걸린 프랑켄슈타인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위대한 실패작 프랑켄슈타인이 되살아나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아내를 죽이고 북극으로 도망가는 장면, 이 곳에서 추위를 못이기고 박사가 죽는 모습까지는 최초 원작의 모습을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 또 다른 스토리로 전개된다. 신들에게 프랑켄슈타인(아론 에크하트)는 불편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선을 관장하는 가고일과 악을 관장하는 데몬의 세력 다툼에 프랑켄슈타인을 이용하려고 한다. 가고일의 여왕 레오노르(미란다 오토)는 그를 '아담'이라 이름을 붙여주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데몬의 수장 나베리우스(빌 나이)는 제 2의 프랑켄슈타인을 탄생 시키기 위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연구 일지를 빼앗으려 한다.
나베리우스는 거대한 연구소를 만들어 오랜 세월동안 무수히 많은 시체를 수집해 보관하고 생명공학 박사인 헬렉(스티브 모자키스)과 테라(이본 스트라호브스키)를 압박해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연구를 추진한다. 이들은 악마를 돕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체, 실험용 쥐에 생명을 불어넣어 과학과 의학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열성을 다하지만, '아담'을 만나 그들이 돕던 사람들이 악마라는 사실을 알고 '아담'을 치료하고 숨겨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프랑켄슈타인 : 불멸의 영웅>에서 나오는 프랑켄슈타인, 정확하게는 그가 만든 괴물 '아담'은 사실 '영웅'이라고 보긴 힘들다. 수 많은 시체를 다시 되살려 악마 군단을 만들려는 데몬의 계획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연구 일지를 지키고 실험체로 사용될 수도 있는 자신의 몸도 스스로 지켜내는 역할이라는 점을 넓게 생각해보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영웅이라고 볼 수 있고 제작자는 그런 의미를 담으려 노력 한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아담'의 내면 목소리를 통해 그가 과연 누구인지 스스로 알고 싶어하는 존재로 그려가고 있다.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이라기보다 자신을 알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일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영혼 없이 움직이기만 하는 실험체라는 기본 설정은 온데간데 없이 내면 목소리를 통해 아담이 영혼을 가진 존재인 것처럼 관객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설정 중 하나이다.
이 영화의 장점은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서 선을 나타내는 가고일, 악을 나타내는 데몬, 중간 위치에서 갈팡질팡하는 프랑켄슈타일 박사의 괴물 '아담'의 모습을 통해서 단순히 살인 괴물로 끝나는 원작의 모습이 아닌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없는 듯 하다. 물론 동상에서 가고일로, 가고일에서 인간으로 모습을 변해가는 CG효과, 데몬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데몬으로 변하는 CG효과는 매우 훌륭했다. CG는 어설픈 점이 없었지만, 캐릭터 설정과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은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였다.
아무래도 프랑켄슈타인 다음 작품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마치 이번 영화가 1편이 나오기 위한 예고편인 것처럼 느껴졌으니...
評. 하늘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