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바라보기/영화 바라보기

백악관 최후의 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마지막에 미국 국기가 올라가며 끝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들이 있다.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은 최근에 쉽게 보이지 않았던 전형적인 미국 영화(국기가 올라가며 끝나는..)였다. 모건 프리먼, 제라드 버틀러, 아론 에크하트 세 배우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일부러 찾아서 봤었는데, 실망감이 컸다고나 할까.


백악관 최후의 날

■ 백악관 최후의 날,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라 아쉽지만
이 영화는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소개해볼까요? DMZ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계속되는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적인 긴장 상황을 완화하고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최고위급회담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한국측 경호원으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 출신의 '강'을 중심으로 테러리스트들이 철옹성처럼 보이던 백악관을 초토화시켰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과 장관들을 인질로 붙잡고 한국 동해에 있는 제 7함대 및 DMZ와 한국에 주둔한 미군 28,500명을 철수 시키라는 요구를 한다. 이들의 요구는 이것 뿐일지, 아니면 다른 사항으로 이어질지?


해외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한국 사람이 나오거나 한국어가 나오면 굉장히 반갑습니다. <백악관 최후의 날>은 한국 총리가 미국에 방한하는 것으로 전반부가 이어집니다. 물론 대통령 경호원인 마이크(제라드 버틀러)가 피치 못할 사고로 영부인을 구출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지는 초반부 내용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되므로 한국 총리가 미국에 방한하는 내용이 도입부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어와 한국 총리가 나왔다는 반가움은 잠시, 언제나 그렇듯 한국인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의 어색한 표정과 한국인인지 다른 아시아권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는 배우, 매우매우 어색한 한국어로 인해 자막이 없으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뭐, 자국민이 보기에 어색한 것이지 외국인들이 보기엔 별로 어색하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넘긴다해도 영화 전체적인 구성은 너무 어색하고 90년대에나 나올 법한 '미국의 위기 -> 한 명의 영웅으로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평범한 전개'가 시작부터 지루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 국기가 날리며 끝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라고 한 줄 평하는 것이 가장 좋을 영화였습니다.



물론 아론 에크하트, 모건 프리먼, 제라드 버틀러와 같은 초호화 캐스팅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각 상황에 대한 집중력을 확실히 높여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테러리스트들에게 14분만에 뚫린 백악관, 그 테러리스트들의 말도 안되는 소극적인 수비를 단 한 명의 경호원이 뚫는 상황. 백악관을 뚫을 정도라면 테러리스트들도 엄청난 훈련을 쌓은 특수부대 출신일테고, 백악관을 지킬 정도의 인원이라면 마찬가지로 악전고투를 다 겪어낸 경험 풍부한 병력들일텐데,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대한 대응은 파출소에서 평범한 경찰들이 대응하는 듯 했고, 백악관을 점령한 테러리스트들의 수비 능력은 경호업체 인원들과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완벽하다면 현실이지 영화가 아니겠죠?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또 다른 문제점은 모든 핵 시설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의 암호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 코드를 각각 가진 대통령과 장관들에게서 알아내는 과정이 전혀 긴장감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백악관 점령 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핵이 아니라고 얘기했던 테러리스트 두목 '강'의 대사는 또 다른 거대한 요구를 하는가보다라는 기대감을 키워주긴 했지만, 그것이 미국 전역을 자신들의 핵으로 자폭하게 만들 수 있는 통제 시설 암호라니.. 그 정도 스케일의 요구라면 좀 더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다양한 장치를 해둘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악역을 하는 한국인이 북한인지 남한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그저 한국말을 하는 악당들이 미국을 초토화시키려고 한다는 악역의 모습만 보여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물론 아는 사람들이 보면 북한에서 쳐들어 왔다는 점과 '강'이 북한소속이라는 점을 브리핑을 통해 알려주곤 있지만, 분명 어느 나라에서 온 테러인지 헷갈리게 하는 설정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 총리와 북한 테러리스트 역을 한 아시아권 배우들의 연기를 빼곤 전반적으로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과 악의 대립으로 따지자면 악의 역할과 연기가 굉장히 중요한데, 어설픈 표정과 대사들이 모든 것을 망쳐서 긴장감을 깨고 집중을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인 것 같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지,아이.조2> 촬영 차 미국에 머물던 중 캐스팅을 받았지만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출연을 거절했다" 라고 한 영화가 <백악관 최후의 날>이었는데, 충분히 거절할 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되네요. 당연히 북한군 역할의 테러리스트 두목 역할이었을테니 아마 출연했으면 두고두고 국내 관객들에게 욕을 먹기도 했었을테구요.

킬링타임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