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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플랜, 마초들의 귀환!

이스케이프 플랜, 마초들의 귀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액션 영화하면 떠오르는 두 배우가 있다. 바로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 이스케이프 플랜(Escape Plan, 2013)은 그들의 모습을 한 영화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으며 액션만하는 마초 캐릭터가 아닌 머리를 쓰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이미지 변신을 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스케이프 플랜

■ 이스케이프플랜, 마초 영웅들의 귀환!
영화 리뷰를 쓰면 한 줄 요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스케이프 플랜(Escape Plan, 2013)>은 그럴 필요가 없다. '마초 영웅들의 귀환' 또는 '마초들의 만남' 이라고 간단히 표현해도 되는 영화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직접 감옥에 들어가 약점을 찾아내 탈출한 뒤, 탈출 불가능한 감옥을 설계하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교범과 같은 책을 내서 유명해진 최고의 탈출 전문가 브레슬린(실베스터 스탤론)은 CIA로부터 비밀 사설 감옥의 테스트를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 위장 신분과 비밀 코드를 전달 받고 사설 감옥으로 향한 첫 날, 괴한의 공격을 당한 후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체 감옥으로 끌려간다.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줄 위치 추적 장치 또한 괴환들에 의해 분해 되어 팀 동료들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

브레슬린이 갇힌 사설 가옥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중무장한 교도관, 24 시간 감시되는 유리로만 만들어진 수감방, 하늘도 땅도 외부의 모든 것이 차단된 첨단 감옥이다.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방침과 설계 등을 남긴 저서를 기초로 하여 만든 완벽한 감옥이다보니 자신의 목에 스스로 족쇄를 건 상황이 되버린다. 하지만 브레슬린은 이 곳에 갇힌 것이 여느 때완 다르게 함정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로트마이어(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만나게 되면서 탈출 계획을 세우게 된다.


■ 매우 반가운 아놀드 슈왈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의 출연
헐리우드에서 근육질의 마초 캐릭터로 우리들에게 각인되어진 배우들은 여럿 예로 들 수 있지만, 90년대의 가장 인기 있는 마초 캐릭터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비슷한 캐릭터로 인해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경우는 잘 없었지만, 이번 <이스케이프 플랜>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이 두 배우의 이미지는 이 영화를 통해 탈바꿈 된다. 아니 탈바꿈 하려고 노력한 듯 하다. 브레슬린은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주위 상황과 사람들, 지형 지물 등을 모두 이용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지능형 캐릭터이고, 로트마이어 또한 그의 계획을 따르면서도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아는 지능형 캐릭터이다. 한 손으로 절대 들 수 없는 기관총을 양 손으로 들고 적을 쏘던 람보와 죽을 때까지 I'll be back을 외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던 터미네이터가 갑작스레 프리즌브레이크의 석호필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출연은 정말 반가웠지만, 어색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CIA의 임무를 받기 전, 완벽한 탈출을 해내는 브레슬린의 연기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도입부로써 손색없는 전개였다. 납치되어 비밀 사설 감옥에 구금되고 그 속에서 로트마이어를 만나 협력하면서 소장인 윌러드 호비스와의 대립관계를 유지하는 설정은 영화의 집중력을 깨지 않는 괜찮은 설정이었다.

하지만 지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엔 두 배우의 마초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고나 할까. 삼국지로 따지면 마초가 관우 연기를 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차라리 윌러드 호비스 역을 맡은 제임스 카비젤이 로트마이어 역을 맡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Person of Interest> 를 통해 댄디하면서도 똑똑하지만 냉정하고 절제된 액션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우리에게 각인되어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화끈한 액션을 보여줬더라면 두 배우가 '아직 안죽었다' 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영화로 기억될 수 있었을 법 한데, 그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영화에 사용된 비밀 사설 감옥 세트장은 좀 더 다양하게 활용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분명 최신식 기술과 검은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교도관, 냉정하면서도 잔인한 소장의 모습은 8,90년대 영화가 아닌 미래를 볼 수 있는 설정을 하고자 한 듯 한데, 전반적인 느낌은 (배우 때문인지) 8,90년대 영화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러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 그리고 Person of Interest 를 보며 팬이 된 제임스 카비젤을 한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 번쯤 보면 괜찮을만한 영화로 소개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죄를 짓고 감옥에 간 범죄자가 감옥을 탈출하는 것이 아닌, 절대 탈출할 수 없는 감옥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감옥에 들어가 생활하고 탈출하기까지 한다는 신선한 설정 또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드는 계기가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극장을 찾기보단 DVD를 통해 접해도 충분할 영화라고 생각된다.

評. 하늘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