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프 서비스 종료,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미래를 말하는가?
지난 2013년 9월 모바일 파일 공유 서비스인 범프(Bump)를 구글에서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내 사용자 특히 안드로이드 유저들에는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인수 당시 전 세계적으로 1억 2천만 다운로드를 훌쩍 넘긴 파일 공유 앱 중 인기가 굉장히 좋은 서비스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인수 한지 4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범프 서비스를 2014년 1월 31일까지만 서비스하고 더 이상의 업데이트가 없다는 공지가 내려졌습니다. 범프와 함께 인수된 플록(Flock) 앱 업데이트도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 모바일 파일 공유 서비스인 범프(Bump)는 어떤 서비스이길래 구글이 인수 했나?
국내 사용자들은 사진, 비디오, 음악 등의 파일을 공유하는데 매우 익숙합니다. 메신저 뿐만 아니라 SNS, 클라우드, e메일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진을 공유하게 되는데, 친구끼리 스마트폰의 파일을 공유하려고 할 때, 파일을 선택하고 공유할 앱을 선택해 로그인하고 업로드 후, 전송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모바일 파일 공유 서비스인 범프(Bump)는 두 개의 디바이스 간에 파일 및 연락처 등의 공유를 좀 더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서비스이자 앱입니다. 사용자는 앱을 실행하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서로 부딪혀 간단히 파일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디바이스를 데스크탑PC나 노트북 키보드의 스페이스바와 부딪혀 범프 웹사이트로 파일 전송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NFC 등의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범프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에 파일을 전송하고 파일을 받을 디바이스와 연결하는 형태로 안드로이드, iOS, PC와 같은 환경에 구애 받지 않은 간편하면서도 편의성 높은 파일 공유 방식을 제공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범프는 말 그대로 디바이스를 서로 툭툭 치는 것만으로 사진과 비디오, 연락처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 범프 서비스 종료? 구글이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의 미래
안드로이드 사용자 분들은 NFC라는 기술에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져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상 생활에서 하루에 한 번 혹은 일주일, 한 달에 한 번 사용할까 말까한 기술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NFC 연결을 지원하는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자주 활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내에서 쉬운 파일 전송을 위해 NFC를 이용한 안드로이드 빔(Android Beam) 기능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자주 사용되지 않는 것은 여러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NFC 기능을 활용하려면 하드웨어에 NFC 호환 장치가 서로 내장 되어있어야 공유가 가능한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 애플의 아이폰은 NFC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사용자 속에서도 특정 디바이스를 소유한 사용자끼리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NFC 지원 기기를 가졌다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NFC를 활성화 하고 디바이스에서 NFC를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을 서로 맞닿도록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물론 블루투스 연결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훨씬 단축하고 한 번 연결 후에는 간단히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봤을 때, NFC와 안드로이드 빔은 크게 성공하지 못한 그저 가능성만 보여준 기술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특정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들에게 자주 사용되지 않는 기술은 그리 스마트한 기술이라고 보긴 힘들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2013년 9월에 3천만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범프와 플록 서비스를 구글에서 인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도 애플의 에어드롭(AirDrop)과 같은 편의성 높은 파일 전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데스크탑PC, 노트북, 아이폰 등의 디바이스까지 플랫폼에 상관 없이 파일 공유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겠구나 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범프에서 제공하던 플록(Flock) 앱까지 인수하여 여러 디바이스의 사진들을 모아 위치 및 기타 메타데이터를 통해 분류해 사진 앨범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술까지 구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구글 플러스에 융합되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구글에서 범프를 인수했을 당시, 범프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으 리엡이 범프와 플록 앱이 추후 업데이트 될 것 이라고 얘기했지만, 결국 영원이 업데이트 되지 않을 서비스이자 앱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12월 31일, 범프 웹사이트에서는 2014년 1월 31일을 기점으로 범프와 플록 앱이 iOS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될 것이라는 공지가 내려졌습니다. 바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앱 또한 삭제할 수도 있었겠으나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말미를 준 것이기도 한데요. 리엡은 "범프 서비스는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준 혁신적인 제품이지만 현재 구글에서 만들고 있는 새로운 제품이 같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고, 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고 밝히며 서비스 종료를 알렸습니다.
iOS의 에어드롭을 견제하기 위해 인수된 것으로 예상했던 범프 서비스가 구글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큰 도움이 된 서비스라는 결론이 내려지며, 앞으로 구글이 어떤 방향으로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를 출시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사용성과 편의성을 높여 좀 더 스마트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가길 바래보며, NFC 기술의 실패를 구글이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갈지 정말 기대됩니다.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