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경찰 : 스페셜 ID, 유일하게 실망한 견자단 영화
견자단의 새 영화가 드디어 나왔다. <특수경찰 : 스페셜 ID>는 오랜기간 견자단의 액션과 진중한 연기를 보지 못한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었다. <특수경찰 : 스페셜 ID> 에서의 액션씬은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미 퍼졌으니까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짧게 말해 실망, 길게 말해 내가 본 견자단 영화 중 유일하게 실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포인트만 콕 짚어서 남기는 짧은 평.
■ 콘솔게임 <슬리핑독스>가 떠오르는 스토리
<특수경찰 : 스페셜 ID>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영어도 못하고 실적도 좋지 않은 신입 경찰에게 주어진 잠입 특수경찰 임무. 8년간 경찰 생활을 하며 경찰 신분 보다는 지하 범죄 조직 두목으로 있는 기간이 더 길어져버린 주인공은 모범적인 경찰의 모습보단 건달과 같은 말투와 행동이 더 익숙해져버린 상황이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에게도 위협이 되는 생활 때문에 잠입 특수경찰의 역할을 그만두려하자 마지막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겪는 내용이 <특수경찰 : 스페셜 ID>의 스토리 전개다.
영화 시작된지 10분도 안되서 게임을 영화화한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몇 달 전 엔딩을 봤던 콘솔게임 <슬리핑독스>와 스토리 전개와 컨셉이 너무나 흡사했다. 홍콩판 GTA4 라고 일컬어졌던 <슬리핑독스>는 홍콩에서 자라 미국에서 자란 경찰 웨이 쉔이 홍콩 경찰 펜드류의 권유를 받아 삼합회 신안의라는 곳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게임이다.
게임에서는 경찰의 미션을 많이 하느냐, 범죄조직인 삼합회의 미션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배경이나 스토리가 <특수경찰 : 스페셜 ID>에서 보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사실 게임을 먼저 플레이했던 유저 입장에서는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봤는데, 게임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라는 것은 없었지만, 작가나 감독이 분명 이 게임을 참고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캐릭터의 스타일이나 배경 등이 너무나 비슷하다.
게임 기준으로 보자면, 경찰 미션을 좀 더 많이 했을 때 볼 수 있는 엔딩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특수경찰 : 스페셜 ID>가 아닌가라고 평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 견자단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영화 <엽문>을 보고 견자단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성룡, 이연걸에 이어 출연했다고 알려지면 그 영화를 꼭 보게 만드는 몇 안되는 중국 배우 중 하나가 되었다. 그 이후에 출연한 다양한 영화에서도 멋진 액션과 그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모든 작품을 보진 못했지만, <엽문> 이후에 본 영화들은 모두 평점을 9점 이상 줄 정도였다.
2011년 이후에는 이렇다할 작품이 없어 ('엽문3' 에 제작비 문제로 그가 출연하지 않음 ㅠ_ㅠ) 그의 신작에 대한 갈증이 심해져갈 때, <특수경찰 : 스페셜 ID> 개봉 소식이 들렸고, 그의 진중한 분위기와 날렵하며 파괴력이 느껴지는 액션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됐다.
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며 남은 건 실망감 뿐.
견자단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엽문>에서 보여지는 여유롭고 정의감 넘치며 군자라고 불릴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에 팬이 된거니까. <특수경찰 : 스페셜 ID>의 스토리상, 그런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더라도 액션만큼은 여유로우면서 화려한 그만의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특수경찰 : 스페셜 ID>를 보면서 실망한 점은 견자단이 건달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이 아니라 90년대 홍콩 영화에서나 보던 식상한 액션이 영화 전체를 지배했다는 점이다. 건달 세계 이야기가 전개 될 때는 자신을 감추기 위해 적당히 막 싸움하는 캐릭터로 위장하나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정체가 밝혀지면 좀 더 멋진 액션이 나오겠지라며 기대했으나 거기서 끝이었다.
개인적으로 <특수경찰 : 스페셜 ID>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장면은 좁은 공간에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며 탈출했으나 도로 한복판에서 차량에 막혀 수십명의 건달들 사이에 선 그의 모습을 부분이었다. 현실 세계라면 당연히 영화의 전개처럼 이어가는 것이 맞으나, 영화 속 견자단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는 팬 입장에서는 더 큰 액션이 나오지 않고 마무리 되어 힘이 쭉 빠져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수십 명을 제압하고 유유히 빠져나갔어도 영화 전개 상 크게 문제되진 않았을텐데...
■ 가냘프면서 강인한 역을 맡은 배우 경첨
영화 <특수경찰 : 스페셜 ID>에서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부분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중국 여자 배우 한 명을 알았다는 점이다. 건달과 다를 바 없는 남자 주인공에게 실망을 하면서도 그의 삶을 이해하하게 되고 강인하면서 연약한 모습을 가진 여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경첨'은 가냘픈 이미지이지만, 액션 연기를 충실히 잘 해냈고, 무엇보다 선이 뚜렷하며 예쁜 얼굴이 다양한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연기는 어설픈 부분이 많았다. 근데 연기가 어설픈 점은 <특수경찰 : 스페셜 ID>의 대부분의 배우가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목소리 톤이 너무 높아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많았고, 인물들이 가벼워보이는 효과를 보여줬다. (물론 옹박 정도는 아니다 =_=)
그 목소리 톤과 말투들이 <특수경찰 : 스페셜 ID>를 보며 실망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정말 할 것 없을 때 보는 킬링타임용 영화 리스트를 늘 업데이트 하고 있다. 영화 <특수경찰 : 스페셜 ID>는 킬링타임용 영화로 소개하고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신 보지 않을 영화 리스트에 넣어뒀다. 견자단의 액션을 보며 눈이라도 즐거웠다면 킬링타임용이 되었을텐데, 액션도 부족했다. 스토리 전개는 게임을 따라 한 것과 같은 느낌에 불편했다. 주인공들의 연기도 어설펐다.
실망. 실망. 대실망.
評. 하늘다래 (평점 5점, 견자단 나오니깐 팬 입장에서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