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 Кремень (2007)
드라마, 범죄 / 82분 / 개봉일미정
감독 알렉세이 미스기레프
주연 이브게니 안트로포브, 드미트리 쿠리쵸브, 아나스타시야 베즈보로도바
부산에선 요즘 부산국제영화제(PIFF) 를 하고 있습니다.
1회 이후론 한번도 못가봐서 이번 기회엔 꼭 가봐야지 맘 먹고 있었는데 때마침 군대간 후배녀석이 휴가 나와서 영화제를 꼭 가보고 싶다고 그래서 그녀석도 만날 겸 친구 커플이랑 같이 가게 됐어요.
따로 일 보느라 혼자 늦게 도착했는데 낮에 유지태, 송혜교, 강동원, 공효진 씨 등 연예인 분들이 몇분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못본게 좀 아쉬웠다는 ^^;
아무튼 대부분의 영화가 만원이라 제대로 된 표를 끊지 못하고 보고 싶었던 한국 영화도 끊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저녁시간에 좌석 있는 영화 보자는 결론이 나서 '집행자' 란 영화를 보게 됐어요.
한번도 본적이 없는 러시아 영화라고 하길래 들어갈 때부터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죠.
요즘엔 CGV 나 롯데시네마에서만 영화를 보다 보니 엄청 오래된 남포동의 극장안이 약간은 어색하더군요.
브라운관 작고 극장 좌석 배치도 특이 하고...
한참을 기다리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 됐는데 매진되기 직전에 끊은 좌석이라 젤~~앞자리라서 시작부터 엄청 버겁더군요;;
영화제 영화라서 그런지 영어 자막은 아래쪽에 나오고 한글 자막은 오른쪽 상단부에 나오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가장 앞자리에 있다 보니 고개를 계속 돌려가면서 영화를 봐야 하는 그런 슬픈 상황이었죠 ㅠ_ㅠ
아... 영화 리뷰 쓰는데 잡설이 너무 길었네요ㅋㅋ
거두 절미 하고 영화 내용은
1990년대 초,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러시아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면서 모스크바에 상경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 나는데 실상은 러시아 밖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딴판인 세계입니다. 주인공의 모스크바 상경기를 통해 펼쳐 보이는 일상은, ‘민주화’라는 단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죠.
시민의 안전과 치안을 책임져야 할 군경은 온갖 부패와 부조리로 찌든 최악의 집단일 뿐입니다. 그들은 제복의 힘을 빌려 마약, 매춘, 인신매매 등 돈이 되는 모든 일에 개입하는데 뇌물이 오가는 순간, 범인은 부자에서 빈자로 뒤바뀌고, 범죄수사가 장기화될 듯싶으면 돈 없고 힘없는 누군가가 범인으로 ‘급조’ 되기도 합니다. 고분고분하지 않은 시민의 뒤통수를 치기 위한 함정수사 역시 다반사더군요.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건 ‘자기만의 법’대로 살아가는 외골수 청년 안톤과의 기묘한 공존을 중심으로 동시대 모스크바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 같더군요.
영화 보는 내내 이해 안되는 주인공의 성격과 말투, 그리고 주변인들의 모습들까지.. 가치관이 맞지 않아 장면장면을 이해하는데 급급했었는데 나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약속은 꼭 지킨다' 는 외골수 주인공의 싸이코적인 면까지 보여주면서 최악을 처단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만의 법’ 집행자를 영웅으로 만드는 사회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혹은 불법은 불법으로 응징되어도 마땅한 것인가. 이런 것들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영화 같더군요.
사실 번역이 이상하게 되어서 아래쪽 영어 자막이랑 번갈아 가면서 봐서 완벽한 이해는 하기 힘든 영화였어요.
가치관도 맞지 않고 러시아의 사회상도 잘 모르니 문화적 차이도 많았고..
영화 속 주인공들은 여자 주인공의 엄마로 나오는 배우 빼고는 모두 싸이코 같은 성격과 말투, 행동을 보여서 너무 어이 없음에 헛웃음도 몇번 날렸어요.
영화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좌석은 매진 되었지만 곽객들의 반 이상이 중간중간에 졸다가 깨어나고 아예 잠드는 관객도 꽤 되더군요. 영화를 이해할 수 없어서 지루해 지는 그런 상황-_-)a
좋게 좋게 해석하면 그 나라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영화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나오면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라고 중얼 거리면서 나왔으니깐요. ^^;
스틸컷도 남기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