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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래 바라보기/추억을 기억하다

아침 출근 버스에서..



아침부터 찌는듯한 더위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나고 기분이 언짢아 지는 하루 였어요;;
왜 이렇게 더운지.. 도대체 이 더위는 언제쯤 물러 갈런지..

평소보다 먼~ 곳으로 출근하라는 이사님의 명을 받고 집에서 두시간 가량 걸리는 한국 해양대로 가는 출근길에
여느때와 다름 없이 이어폰을 끼고 노래 흥얼 거리며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또 한번 버스 갈아 타는 여행길(?)에 올랐다죠. 훗..

무더운 날씨에 창가에 자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햇볕이 내려 쬐는 자리라 앉지도 않고 서서 흔들흔들 가고 있는데..
땀을 뻘뻘흘리며 얼굴이 새까맣게 탄 6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분이 타시더군요.
양손에는 큰~ 가방을 들고..

그러구선 버스 한가운데 자리를 잡으시더니 가방을 쭉~ 열고 그 안에 빽빽히 들어차 있던 그것을 양손에 꺼내 드시더니
한참을 뭐라뭐라고 연설아닌 연설을 하시더군요.
전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있던 지라 무슨 말씀하시는지 하나도 못들음;;
하지만 그 봉투들을 자리에 앉아 있는 분들 무릎팍에 하나씩 하나씩 얹어 두시는거 보니
짜증나는 날씨에 괜시리 사람들 심기 불편하게 만드는 잡상인이었던거죠;;

전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니라 해야 할지 서서 가던 관계로 주지 않으시더군요.

근데 무더위와 아침 출근길에 피곤함 때문인지 강매 하듯 물건들을 사람들에게 팔려고 하시는 아저씨 모습에 짜증과 함께 화도 조금 났습니다.
속으로 이런저런 푸념도 늘어 놓고...

버스를 한바퀴 돌아 다니셨으나..
당연하게도 하나도 팔지 못하셨죠..
그냥 문방구가면 구입할 수 있는 편지 봉투 묶음이었으니 제 생각엔 판매 물건 선택에 첫번째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여튼 하나도 못팔고 어두운 표정으로 한자리 차지 하고 앉으시는데
속으론 다른 물건을 팔지, 사람들한테 왜 강매 하듯 저렇게 할까, 아~ 더운데 괜히 짜증난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안쓰러운 마음이 슬금 슬금 올라 오더군요;;

근데 옆에 같이 서서 가던 후배녀석이 "아저씨~ 한묶음 주세요~" 하면서 천원을 건내는 겁니다.
순간 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 경직된 시선과 함께 그 장면 지켜 보기 +_+)
다들 그 상황을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
그 잠깐의 시간이 흐른뒤 갑자기 우리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하나 구입하시고 버스 젤~ 뒤편에 앉아 있었던 청년 한분이 중간까지 나오셔서 하나 구입하시고..
그런 장면이 연출 되었죠.
그 다음 정거장에 유유히 내려서 걸어 가시던 그 아저씨..

그 분 떠나신 후 어색한 버스 분위기를 잊으려 후배한테 왜 샀냐는 눈빛을 보냈더니.
"불쌍하잖아요" 라며 "하나도 못팔았는데...." 라고 말씀 하시던 아저씨의 말씀 때문에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뭐.. 별거 아닌 일상일진 모르겠지만..
저 개인적으론 하루 종일 그 사건때문에 찜찜했답니다.
그 아저씨 사정이 어떨진 모르지만 안좋게만 생각하고 왜 저런걸 하냐면서 무시 섞인 눈빛 보내고..
예전 같으면 안쓰러워서 하나라도 더 사주고 그랬을텐데...

각박한 세상을 알게 되면서 부터인지..
아니면 풀리지 않는 일상을 몇년째 겪다 보니 성격이 많이 변한건지..
어느샌가 까칠한 성격이 되어가고 생각도 많이 사회에 찌든 생각들만 하게 되고..

그렇게 변한 내 모습이 약간은 속상했었다죠.


뭐가 옳은건지 뭐가 긍정적으로 좋게 받아 들이면서 사는건지 답은 없지만
내 나름대론 다른 사람에 비해 좋게 생각하고 웃으며 생활한다 생각했었는데
가끔씩 이럴 때 마다
어른이 되어 가는게 이런건가 사회를 좀 더 알아 가면 이렇게 되는건가 하는 생각에 혼란스러워 질때가 있네요..



별거 아닌 일상일지도 모르지만
그 별거 아닌 일상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서
급 포스팅~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