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의 열연이 관객을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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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의 열연이 관객을 울리다


사실 영화 <하녀>를 본 이후로 전도연의 연기는 이제 벗는 연기 아니면 안되는 쪽으로 흘러가나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하녀>에서의 연기도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 감명 깊지도 않았다. 그래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개봉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도 극장을 따로 찾진 않았다. 슬픈 영화라고 해서 일부러 찾지 않은 것도 있지만..

하지만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끝나고 난 다음에는 안쓰럽고 슬프면서도 냉정해지고, 현실적이 되는 이상한 기분을 맛봤다. 그리고 급하게 써둔 리뷰를 왠지 오늘 공개하고 싶었다.


집으로 가는 길

■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의 열연이 관객들을 울리다
오랜만에 내려가는 고향 길. KTX 안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덩치가 산 만한 남자가 자꾸 창 밖으로 보게 만들고 목 아픈 척 고개를 들게 만들었으며 감기 걸릴 척 훌쩍이게 만든 그런 영화였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카센터를 운영하며 작은 행복을 크게 느끼며 살아가는 종배(고수)와 송정연(전도연) 그리고 딸아이. 하지만 그들의 작은 행복은 어이 없는 일에 휘몰리며 끝이나고 만다.
자신을 따르던 후배가 프랑스 원석을 밀반입하는데 도움을 달라는 말을 듣고 돈을 벌기 위해 그 일을 하려는 종배를 아내 송정연은 말린다. 하지만 보증을 잘못 서서 카센터도 살던 집도 잃게 된 그들은 원석을 밀반입하는 일을 하게 되지만, 실제론 원석이 아니라 마약을 운반하는 일이었다. 

그 사실을 전혀 몰랐던 송정연(전도연)은 2004년 10월 프랑스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다. 돈이 급해 벌일 일이었지만, 마약인 줄은 몰랐던 정연. 불법 운반을 한 것은 맞지만, 마약인줄은 몰랐다고 얘기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말도 안 통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마약범은 외부와 연락을 할 수도 없어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뒤늦게 체포된 사실을 듣게 된다. 


정연의 남편 종배(고수)는 아내를 돕고 싶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절망한다. 종배는 외교부와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 끊임 없이 연락하고 끊임 없이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행정당국은 늘 불친절하고 무성의한 답만 들려준다. 결국 정연은 재판도 받지 못한 채 대서양의 외딴섬 마르티니크 교도소로 이송된다. 

강압적인 교도관들과 거친 외국인 재소자들 사이에서 평범하기만 했던 주부 정연은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겨움에 지쳐가고 하루하루는 악몽의 연속이었다. 일정 기간에 한 번씩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법적 절차가 있지만, 그녀는 그 누구와도 말이 통하지 않았고, 한국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녀가 모르고 했던 일이라는 진술이 담긴 문서가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넘어가지만, 황당한 사건으로 인해 그 문서는 폐기 처분 된다.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정연은 문서가 없어진 줄도 모르고 마냥 기다리게 되지만, 자신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 없어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그렇게 날짜가 계속 지나면서 정연은 자신이 행한 불법보다 훨씬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지만 법적 절차에서는 철저히 소외되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알아보니 100% 진실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극적인 상황들을 위해 중간중간 허구도 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몰린 평범한 주부가 24개월 만에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것은 사실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대상도 없고,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 있던 행정당국의 무신경함,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찾아 다니는 종배보다 느린 경찰, 마약 운반을 시켰던 사기꾼 동생의 증언으로 다행히 프랑스에서 재판을 다시 받고 풀려날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언서를 받은 한국 대사관의 부정확한 일처리로 재판을 다시 받지 못하고 1년간 갇힌 생활을 더 하게 되는 정연.

몸과 마음 모두 점점 메말라 가는 정연의 모습과 딸아이와 함께 현실의 벽과 아내를 구하겠다는 일념하에 고생하는 종배의 모습.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벌어지는 사회 부조리들. 영화 곳곳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관객들을 숨막히게 만들고 눈물 흘리게 만든다.

▲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실제 주인공이 쓴 친필 편지

프랑스 원석을 불법으로 운반하는 일을 하려고 했던 정연의 모습은 마약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운반했더라도 불법은 불법이니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녀가 겪은 억울한 일들을 바라보면 그저 안타깝고 답답하고 보는 이들조차 억울함에 울분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 일들이 방송에 나오고 일이 커지면서 그녀가 실제 받아야 하는 형벌보다 더 받게 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네티즌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금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되는데,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던 딸아이가 24개월간 훌쩍 크면서 엄마의 모습에 낯설어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그 모습은 정말 서럽고 속상한 장면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하고 조급한 정연의 모습,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밝혀주는 이가 빨리 오길 바라는 간절함, 무서운 감옥 생활을 이겨내려 애쓰지만 끝내는 피폐해져가는 모습, 교도관에게 말도 안되는 일을 당할뻔 했으나 탈출하고 남편과 언젠가 오기로 한 해변에 도착해서 허무함과 회한에 빠진 모습, 딸아이를 그리워하고 강하게 이겨내려 애쓰는 엄마의 모습.

영화 속 강하면서 약하고, 억울하고 슬프며 답답함을 내내 보여줘야 하는 주부 송정연의 삶을 그리고 억울한 24개월을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배우 전도연은 관객들을 숨막히게 하고 눈물 짓게 했으며 억울함과 울분에 가슴을 치게 만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시련 속에서 시련 속에서 더욱 절실해지는 가족간의 사랑, 부부의 사랑에 대해 잘 그린 영화이다. 또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다. 그들의 당한 고통은 너무나 컸으나 그에 대한 보상은 너무나 작았다는 답답한 결론이 난 영화였다.

130분의 러닝 타임 동안 근 60분을 계속 울게 만든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억울한 일을 당한 그 분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가정 꾸리고 잘 살아갔음 하는 바램이다.

評. 하늘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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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8 09:1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마음노트 2014.04.18 15:09 신고 URL EDIT REPLY
복잡미묘한 기분이 드는 영화같네요.
봄철 한번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