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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제품 바라보기/Sound Device

SRH1840, 슈어(SHURE) 플래그쉽 헤드폰

SRH1840, 슈어의 플래그쉽 헤드폰


방송장비 생산 브랜드로 유명한 슈어는 70여년 동안 마이크 및 각종 방송장비에서부터 뮤지션들의 스테이지 모니터링 이어폰을 주로 생산했었는데,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에 맞춰서 인이어 이어폰과 DJ용 밀폐형 헤드폰, 뮤지션들이 녹음실에서 사용할 모니터링 헤드폰 등 다양한 제품을 일반인용부터 전문가용까지 다양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용이라고 해도 그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최강 음질을 자랑하고 있지만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수십만원에서 몇 백만원까지 투자할 만한 분들이 아니면 잘 접하기 힘든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개인적으로는 슈어에서 나온 마이크만 사용해봤고 헤드폰은 소문만 들어봤지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슈어의 플래그쉽 헤드폰이라고 알려졌던 SRH1840을 득템하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리뷰해볼까 합니다. "노래는 스트리밍으로 듣는것도 충분해!" 가 아니라 무손실 음원인 FLAC를 찾는 분들, 보컬의 소리와 악가의 소리를 모두 깔끔하게 들어보기 위해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분들이라면 오늘 리뷰 꼭 주목해주세요 :)


■ 슈어(SHURE)의 플래그쉽 헤드폰, SRH1840
인터넷에서 최저가 검색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슈어 SRH1840 헤드폰은 출고가가 140만원 가까이되고 최저가가 90만원 가까이되는 어마어마한 가격입니다. 물론 더 비싼 헤드폰들은 수두룩하게 널렸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헤드폰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 가격대이긴 하죠.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얼마나 좋냐를 따지는 가성비 기준으로 굳이 따져보자면, SRH1840은 돈 투자한만큼의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는 플래그쉽 헤드폰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SRH1840를 개봉해서 음악을 듣는 순간 첫 마디가 '대박!' 이었습니다. 글을 쓰려고 앉았다가 음악에 빠져버려서 3시간 동안 음악만 듣다가 잠을 자버렸죠. =_=

암튼 음질이나 기타 상세한 내용은 잠시 후, 다루도록 하고 SRH1840의 제품 구성 및 디자인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RH1840는 우선 박스부터가 다른 헤드폰과 차원이 다릅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느낌의 커다란 박스에 제품이 들어가 있었는데요. 박스 외부에는 SRH1840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각국의 언어로 기재되어있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SRH1840 패키지 박스를 열어보면 지퍼형 보관 하드 케이스와 여분의 이어패드 한 쌍, 2.1m 듀얼-엑시트(Dual-Exit) 탈부착 가능 케이블, 1/4인치 헤드폰 변환 단자와 한국어를 포함한 9개국어의 설명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헤드폰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그 특성상 마모되기 쉬운 이어패드를 여분으로 제공해준다는 점과 단선이 될 경우를 대비하여 제공되는 여분의 케이블은 SRH1840가 알차게 구성되어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SRH1840의 지퍼형 보관 하드 케이스를 짚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음향 엔지니어들이 휴대하면서 갖고 다니는 고급 마이크나 전문 장비의 케이스를 연상 시키는 안정적인 느낌의 하드케이스였습니다. SRH1840 헤드폰을 넣는 부분은 충분한 쿠션감을 주어 제품을 보호해주고 별도의 케이블이나 변환단자를 휴대할 수 있는 내부의 지퍼백이 있어서 본체와 함께 보관하더라도 스크래치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보호해줍니다.


SRH1840의 헤드폰 변환단자는 타제품들과 조금 다르게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그냥 밀어서 꽂는 형태의 변환 단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SRH1840는 돌려서 결합하는 형태로 헤드폰과 탄탄하게 고정되어 각종 앰프나 음향장비와 결합했을 때 단자가 툭 튀어 나오거나 커지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안정감 있게 고정되는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구요.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케이블의 종류나 플러그 재질에 따라 음질이 좌우되기도 하는데, SRH1840는 골드 플레이트(금도금)재질의 플러그를 채용했습니다. 이 경우, 소리의 왜곡신호 차단 및 방해신호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게 되어 음질을 중시하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에서는 꼭 이 재질을 택하게 되죠. (은도금에 비해 장기간 변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SRH1840 헤드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전에 스펙을 간단히 나열해볼까요?

<슈어의 플래그쉽 헤드폰 SRH1840 스펙>
1. 변환기 유형 : 다이내믹, 네오디뮴 마그네틱
2. 드라이버 크기 : 40 mm
3. 주파수 응답 : 10 ~ 30,000 Hz
4. 감도 : 96 dB/mW
5. 임피던스 : 65 Ω
6. 최대 입력 파워 : 1,000 mW
7. 무게 : 268 g (케이블 제외)
8. 커넥터 : 금도금 3.5mm(1/8") 스테레오 미니 잭 플러그 및 6.35mm(1/4") 스레드형 어댑터 제공
9. 케이블 : 2.1 m, 듀얼-엑시트, 착탈식, OFC(oxygen-free copper)



SRH1840의 하우징과 헤드밴드를 이어주는 부분은 진회색 색상의 열처리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는 항공기나 고급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AL-6061 T6 열처리 알루미늄으로 경량화와 탄성을 모두 잡을 수 잇는 재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에서도 사용되는 재질이죠)

▲ SRH1840의 하우징 디자인

하우징은 벌집구조로 되어있어서 내부 진동판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개방되어 있으며, 그릴을 감싸고 있는 링은 은색으로 제작되어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SRH1840 헤드밴드 좌우에 제품명이 프린트 되어있다.


SRH1840은 전체적으로 스크래치에 강한 재질로 만들어졌지만, 하우징의 경우 금속재질이다보니 스크래치가 발생하기 쉬운 코팅이었습니다. 따라서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보관 케이스에 넣거나 부드러운 천 재질의 파우치를 구매해서 휴대해서 갖고 다니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이 비싼 헤드폰에 스크래치 나면 속상하겠죠 ㅠ_ㅠ)

▲ SRH1840 헤드밴드 디자인


모델명 SRH1840는 헤드밴드 좌우 부분에 프린트 되어있고, 슈어(SHURE)로고는 하우징 부분 알루미늄에 음각으로 각인되어있습니다. 헤드밴드는 중간이 뚫려 있는 디자인으로 쿠션 소재는 천연가죽입니다. 처음엔 쿠션감이 조금 더 느껴지는 헤드밴드였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을 가졌으나 직접 착용해보니 타 헤드폰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한 착용감 덕분에 헤드밴드의 쿠션감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하우징은 타원형이며 헤드폰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꽤 큰 편입니다. Supra-aural 형태로 귀 전체를 덮는 크기이다 보니 여태까지 사용해본 헤드폰들에선 느껴보지 못한 안정감과 안락함을 느껴지게 하는 착용감에 "아~ 이래서 고급형 헤드폰을 사용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헤드폰 착용감을 머리 큰 사람도 귀나 머리에 압박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SRH1840의 착용감은 글로 표현하기에 부족한 정도로 매우 좋았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장점만 계속 쓰는 듯 하나, 진짜 장점만 보였으니 그냥 읽어 주세요^^;)

▲ SRH1840 헤드밴드는 이중 구조로 되어있다.


SRH1840의 헤드밴드는 이중 구조로 되어있고, 머리와 닿는 부분이 적어서 개인적으로는 머리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적은 편이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헤드폰들은 대부분 헤드밴드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되는데, SRH1840는 상하 3.5cm 정도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SRH1840의 무게는 268g(케이블 제외)으로 장시간 착용시에도 크게 무리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어패드는 벨루어 소재로 제작되어 앞서 설명드립 것처럼 부드러우면서 안락한 느낌을 주더군요. 이어패드 내부의 진동판은 천으로 막혀 있어서 착용 시, 귀 끝부분이 닿더라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처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어컵이 금속 재질로 되어있어서 앞뒤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SRH1840는 열처리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제품 탄성이 정말 좋습니다. 제가 남자 손 치고도 되게 큰 편인데, 쫙 벌려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벌어진다는걸 보여주고자 위 이미지를 찍었으나, 실제론 다리를 쭉~ 찣은 것처럼 거의 1자가 될 때까지 펼쳐집니다. 엄청 탄성이 좋아서 놀랬습니다.

탄성이 좋다는 말은 곧 귀에 압박감이 심하지 않아 머리가 큰 사람이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고, 장기간 사용 시 벌어지면서 헐거워지는 느낌을 주는 헤드폰들도 있는데, SRH1840는 그런 염려는 안해도 될 것 같더군요.


SRH1840의 케이블은 유닛 양쪽으로 결합하는 mmcx 커넥터를 사용한 듀얼 사운드 분리형 케이블입니다. 일반적인 헤드폰 케이블 두께를 채용했고, Kevlar®로 외피가 감싸져 있어서 매우 탱탱하게 느껴지는 OFC케이블입니다. 양쪽으로 들어가는 케이블은 사용하면서 약간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자잘한 고장을 줄이고 케이블의 교체가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케이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좌우의 볼륨편차를 줄여 줄 수 있는 역할도 하고 있구요.


SRH1840의 플러그는 3.5mm 스테레오 플러그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6.35mm 어댑터를 나사방식으로 돌려서 결합할 수가 있는데, 플러그부분이 꽤 두꺼운 편이라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는 경우, 헤드폰 단자부분이 넓게 뚫려 있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플러그가 잘 안맞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사용하는 케이스는 이상 없이 잘 꽂아지더군요^^)

mmcx 커넥터 결합부는 붉은 색상을 오른쪽, 검정 색상은 왼쪽에 꽂으면 되고, 딸깍 소리가 나도록 결합하면 SRH1840의 모든 준비가 완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슈어의 플래그쉽 헤드폰인 SRH1840의 음질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 SRH1840은 어떤 음악을 잘 표현할까?
우선 SRH1840의 음질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갤럭시노트2의 mp3 플레이어와 PC의 제트오디오를 통해 이퀄라이져 설정을 바꿔가면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청음해봤습니다.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 발라드, R&B, 밴드와 보컬 모두 강조된 락, 트랜스, 일렉트로닉, 클래식,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본 결과, SRH1840가 표현하는 음악은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전체적으로 쨍~하다는 느낌을 정확하게 느끼게 해주는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이스가 특별히 강조된 헤드폰은 아닌 듯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고음역대 이상에서의 음색 표현은 다른 헤드폰과 크게 비교될 만큼 시원하면서 명쾌한 소리를 전달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공간감을 중시하고 베이스가 강조된 헤드폰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인위적으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헤드폰들이 많은데, SRH1840는 인위적인 공간감 형성이나 강조된 음질 표현이 없다보니 저음역대부터 고음역대까지 대체적으로 맑고 청량한 음색을 표현하는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중후함이 느껴지는 남성 보컬이 주가 되는 노래보다는 깔끔하고 청량한 소리를 내는 여성 보컬들의 음악이 조금 더 듣기 편했고, 타악기와 현악기를 맑게 표현하는 헤드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SRH1840의 음질에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특정 음악 장르에 편중된 헤드폰이라기보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반면 드럼이나 어쿠스틱 악기의 표현은 명료함이 조금은 떨어지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리드미컬함이 부족하다고는 느껴졌습니다. (물론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한가지 독특했던 점은 PC에서 볼륨을 최대치(100)로 올렸을 때,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메탈이나 락 장르를 한 곡 듣고나면 한 동안 머리가 멍~할 정도로 소리가 컸었는데, SRH1840는 최대치로 올려도 클럽에서 음악 듣는 정도의 부담감 없는 소리를 재생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최대 입력 파워가 1,000mW이다보니 PC나 스마트폰에서 낼 수 있는 출력으로는 SRH1840에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보다는 부족해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좀 더 큰 출력을 낼 수 있는 오디오로 청음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만약, 최대 입력 파워로 인해 조절된 것이 아니라면 네오디뮴 마그네틱 변환기를 채용해서 노이즈 필터 기능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노이즈가 줄어드는 대신 출력값이 상쇄된 것이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슈어(SHURE)의 플래그쉽 헤드폰인 SRH1840는 가격만 보면 일반 사용자가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으나, 플래그쉽 헤드폰이라고 소개해도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성도와 사운드 특성을 가진 헤드폰이라고 생각됩니다. 디자인적인 요소만 봤을 때는 예쁜 헤드폰을 찾는 분들에게 크게 만족을 줄 수 없을지는 모르나 명쾌하고 청량한 음색을 좋아하고 중고음역대의 음악들을 깔끔하게 표현해주는 헤드폰을 찾는 분들이라면 슈어의 SRH1840 헤드폰에 크게 만족하실 것이라 판단됩니다. 

또한, 완벽한 개방형 헤드폰이기 때문에 차음성이 부족한 면이 있어서 아웃도어에서 착용하고자 하시는 분들 보다는 실내에서 즐기기 위한 헤드폰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슈어의 오픈형 헤드폰 1세대인 SRH1840는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하는 헤드폰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어 SRH1840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다면 댓글 남겨 주세요 :)

이상, 하늘다래였습니다.